시간은 매일 보는데도, 이상하게 ‘왜 이렇게 정해졌는지’는 잘 생각 안 하게 되죠. 시계를 보면 1분은 60초, 1시간은 60분. 너무 당연해서 그냥 자연의 법칙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그런데 이건 자연이 정한 규칙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사람들이 “이게 계산하기 제일 편하겠다” 하고 선택한 방식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결과입니다. 오늘은 왜 1분이 60초인지, 그리고 이 규칙이 어떻게 전 세계 표준이 됐는지 ‘어려운 역사 수업’ 말고 쉽게 풀어볼게요. 읽고 나면 시계가 조금 다르게 보일 거예요.

1. 시작은 ‘바빌로니아’의 숫자 감각이었다
핵심은 60이라는 숫자예요. 아주 오래전 메소포타미아 지역(바빌로니아 등)에서는 계산에 60진법(60을 기준으로 쪼개는 방식)을 많이 썼습니다. 지금 우리는 10진법이 익숙하지만, 그들에게 60은 ‘기준 숫자’처럼 손에 익은 값이었던 거죠.
“근데 왜 하필 60이야?”라는 질문이 바로 나오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60은 나누기가 너무 잘 되는 숫자예요. 반으로도, 3등분도, 4등분도, 5등분도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시간을 쪼개서 쓰는 순간이 많을수록 이런 숫자는 압도적으로 편해져요.
예를 들어 보자면, 우리가 지금도 아무 생각 없이 쓰는 표현들이 다 여기랑 연결됩니다. ‘반 시간(30분)’, ‘15분’, ‘10분’, ‘20분’ 같은 단위가 유난히 자연스러운 이유가, 60이 그런 쪼개기에 최적화된 숫자이기 때문이에요.
덧붙이면: ‘편한 숫자’는 결국 오래 살아남는다
표준이라는 건 멋있어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계속 쓰기 편해서 굳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60은 그 조건을 너무 잘 만족했고, “시간”처럼 자주 나누는 대상과 만나면서 더 강력해졌습니다.
2. 하늘을 재다 보니 ‘각도’와 ‘시간’이 붙어버렸다
옛사람들에게 시간은 단순한 시계 문제가 아니라 농사였고 항해였고 의식(제사, 달력)이었어요. 계절이 어긋나면 수확이 흔들리고, 별 위치를 잘못 읽으면 길을 잃기도 했죠. 그래서 하늘을 관찰하며 규칙을 만들었는데, 여기서 각도(원)와 시간이 자연스럽게 엮입니다.
원을 360도로 나누는 관습도 이 흐름과 잘 맞아떨어졌어요. 360은 60의 ‘친척’ 같은 수(60×6)라서 쪼개기 좋고, 1년(대략 360일쯤으로 느껴지던 시절의 감각)과도 연결해 생각하기가 편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늘에서 얼마만큼 움직였는가(각도)”를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가”로 바꿔 계산하는 길이 열렸죠.
‘분’과 ‘초’라는 이름도 사실은 ‘쪼갠 조각’이었다
재밌는 건 minute(분), second(초)라는 말 자체가 원래 “쪼갠 조각”에서 왔다는 점이에요. 옛 천문학에서 각도를 더 잘게 나누기 위해 “첫 번째로 잘게 나눈 조각”, “두 번째로 잘게 나눈 조각” 같은 방식이 쓰였고, 그 표현이 오늘날 분·초라는 단위 이름으로 굳어졌습니다.
즉, ‘시간을 60으로 나눈다’는 감각은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하늘을 관찰하고 계산하던 습관이 일상 시간 단위로 자연스럽게 내려온 결과에 가깝습니다.
3. 그리스·로마를 거치며 ‘학문 표준’이 됐다
이런 계산 방식은 그리스 천문학자들에게 이어졌고, 이후 로마와 중세 유럽의 학문 체계로도 흘러들어갑니다. 지도, 항해, 달력, 세금, 군대 이동… 제국이 커질수록 “시간과 위치를 정확히 맞추는 기술”이 중요해지니까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어느 순간부터는 “더 좋은 방식이 뭐지?”보다 이미 널리 쓰는 방식을 그대로 쓰는 편이 훨씬 유리해집니다. 표준을 바꾸는 순간, 책도 다시 써야 하고, 계산법도 다시 배워야 하고, 서로 약속도 어긋나거든요. 그래서 한 번 굳은 표준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4. 결정타는 ‘시계’와 산업화였다
기계식 시계가 퍼지고, 산업화로 시간 약속이 촘촘해지면서 분과 초는 더 정확한 단위가 필요해졌습니다. 이때 이미 학문과 관습 속에 자리 잡은 “60으로 쪼개는 방식”은 그대로 기계 속으로 들어가요.
결국 1시간=60분, 1분=60초는 “옛날 방식이 그냥 살아남았다”가 아니라, 나누기 쉽고(실용성), 이미 널리 퍼져 있었고(확산), 기계화에도 딱 맞았던(기술) 방식이라서 세계 표준이 된 겁니다.
참고로: ‘초’는 지금은 더 정밀한 기준으로 정의된다
요즘의 ‘초’는 단순히 시계 눈금이 아니라, 매우 정밀한 물리 기준(원자 시계 등)으로 정의돼요. 다만 그 정밀한 기준을 쓰더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시간을 나누는 틀(60분·60초)은 여전히 그대로 유지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60’으로 시간을 산다
정리하면 이래요. 60은 나누기 좋은 숫자였고, 하늘을 관찰하던 시대에 계산이 편했으며, 학문과 제국을 타고 넓게 퍼졌고, 시계와 산업화가 그 규칙을 고정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우리는 ‘반 시간’, ‘15분’, ‘10분’처럼 시간을 자연스럽게 쪼개 쓰죠.
다음에 시계를 볼 때, 그냥 숫자가 아니라 “수천 년 전 사람들이 선택한 계산 습관이 아직도 내 하루를 자르고 있구나”를 한 번만 떠올려보면… 생각보다 꽤 재미있을 거예요.
참고 키워드: 바빌로니아 60진법, 고대 천문학의 성각(360도) 분할, 분(minute)·초(second) 용어의 기원, 현대 초(SI second) 정의